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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입력 | 2006-11-02 02:56:00


《마흔 이후의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과연 ‘착륙’을 준비하는 것인지, ‘이륙’을 준비하는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마흔 이후는 전성기를 지나 쇠퇴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다. 이미 결정된 뻔한 길을 내려가고 있다는 생각을 뒤집어엎고 그 자체를 또 하나의 아름다운 창조적 생의 이륙으로 전환하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마흔 이후의 인생을 제3시기, 즉 서드 에이지로 규정하고, 배움의 시기인 ‘인생 제1기’를 지나, 가정을 이루고 사회 속에서 자신을 실현해 가는 20, 30대의 인생 2기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 시기에 안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리고 통장의 잔액과 그것을 위해 모든 현재를 바치는 졸렬한 삶 대신 자신의 북소리에 맞춰 자신 속에서 또 다른 전성기를 찾아보라고 유혹한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삶은 죽어서나 얻어지는 것이니 자신 속에서 아직 탐험되지 않는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활용해 또 다른 도약을 이루는 비상(飛上)의 시대를 살아 보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마치 리모컨에 의해 자동 조종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과거의 연속선상에 존재할 때 안전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인식한다. 과거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었던 정신적 모델, 습관, 역할 속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중년 이후는 바로 이런 모습의 낡은 각본과 전쟁을 시도할 때다. 정체성이란 흐르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이 적절하게 지적한 대로 ‘개인의 정체성 형성은 계속해서 진행되는 과정’이어야 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규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정체성의 진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야말로 마흔 이후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다.

저자는 창조적인 제3시기를 맞이하기 위해 ‘정체성의 성공적 진화’ 외에도 자신에 대한 애정과 타인에 대한 배려 사이의 균형, 일과 여가의 조화, 자신과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실행의 조화 등 6개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6개의 원칙 모두 ‘조화와 균형’이라는 핵심적 키워드를 그 안에 담고 있다는 점이다.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다는 중용의 정신이 이 시기의 성숙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서드 에이지는 자신을 창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꿈을 실천함으로써 꿈을 완성해가는 시기다. 우리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 그것이 삶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꿈을 이루지 못해서 비극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꿈조차 꾸어 보지 못했거나 꿈을 이루려고 애쓰지 못한 것이 비극이라는 말에도 찬성한다.

더욱이 ‘지금 당장 뭔가를 이루는 것이 꿈이 아니라 시작한 일을 계속하는 것이 꿈’이라는 말에 박수를 친다. ‘앞으로의 시대는 꿈을 꾸는 행위와 자기 극복을 조화시키는 법을 터득한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결국 ‘나는 내 인생의 공동 창조자’라는 강한 인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중년 혁명이 중요하다. 나이 들어 가는 데도 역시 변화와 혁신이 필수인 것이다.

구본형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