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건 실무진?1일 국회에서 열린 건설교통위원회의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추 장관이 신도시 건설 계획을 갑자기 발표한 데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경제 기자
1일 국회에서 열린 건설교통위원회의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정부가 관계 부처 협의나 교통대책 등 준비 없이 신도시 추가 건설 계획을 갑자기 발표해 혼란을 키운 데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건교위 간사인 윤두환 의원은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신도시 발표는 인상에 남는 깜짝쇼”라며 “국민은 장관의 말에 대해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당 박승환 의원도 “신도시 발표로 혼란을 부른 추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정복 의원은 “현 정부 들어 수많은 부동산 정책이 쏟아졌지만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며 “이번에 내놓은 신도시 개발계획도 집값을 잡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추 장관을 상대로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며 장관 사퇴를 요구해 회의가 한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정부가 당정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부동산 정책 불신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이번 신도시 계획 발표는 교통이나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한 충분한 대책도 없이 말만 앞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신도시 발표가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며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대책도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경수 의원은 “추 장관의 경솔한 발언으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생겼다”며 “당정협의를 거치지 않은 깜짝 발표가 (그렇지 않아도) 불붙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정책 발표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신도시 발표는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 (주택시장의 불안을) 미리 차단하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신도시 발표에 따른 어느 정도 혼란은 감수해야 한다”며 “사전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노태우 정부 시절) 5개 신도시를 발표할 때 담당 과장이었다”며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분양이 시작되면서 주택 가격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장관은 부동산 전문가인가”라고 묻자 추 장관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1주일새 2억 뛴 아파트도…
지난달 전국의 집값 상승률이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수도권에서는 1주일 사이 집값이 2억 원 급등한 아파트도 나왔다.
국민은행은 1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10월 한 달 동안 전국 집값이 1.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5월(1.6%)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경기 과천시가 10.2% 올라 전국 최고의 집값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6.5%), 고양시 일산서구(5.5%), 부천시 오정구(5.3%) 등도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에서는 은평구(3.4%), 마포구(2.3%), 강동구(3.2%), 강서구(3.3%), 영등포구(3.6%), 양천구(2.7%), 송파구(2.1%), 강남구(1.9%), 서초구(1.9%)의 순으로 크게 올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 계획과 아파트 분양가 상승, 뉴타운건설, 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집값 상승의 기대 심리가 높아지면서 매물 부족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격 조사 대상인 전국 142개 시군구 가운데 가격이 오른 곳은 110곳에 이른 반면 보합은 14곳, 하락은 18곳에 그쳤다.
한편 이날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10월 20∼27일 수도권에서 1억 원 이상 오른 평형을 조사한 결과 117개 평형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7차 80평형이 2억 원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서울 양천구 목동 금호어울림2단지 49평형(1억7500만 원),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 52평형(1억7000만 원),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25평형(1억5000만 원) 등이 많이 올랐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