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병원의 안과인 ‘윌머 안(眼) 연구소’는 전임교수만 130명에 이르는 미국 최대, 최고의 눈 전문병원이다. 수련의와 간호사 등을 합쳐 8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연구소 소장(안과 과장)인 피터 맥도넬 박사는 윌머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소속 의사들에게 눈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독려하는 분위기가 전통으로 이어져 온다”고 말했다.
130명의 안과 전문의는 분야별로 세분화된다. 예를 들어 망막만을 전공한 교수가 17명에 이르며 그들은 다시 망막 염증, 당뇨 관련 망막 질환, 망막 유전질환 등 더 작은 분야로 나뉜다. 뇌신경 전문 안과의사, 눈꺼풀 성형 전문 안과의사 등도 있다.
눈꺼풀 성형이 뭐냐고 물었더니 “개에게 물리는 등 사고로 눈꺼풀을 잃은 어린이에게 인공 눈꺼풀을 만들어 주는 수술을 가끔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섬세한 움직임, 안구와의 마찰 등을 모두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고난도의 수술이지만 대부분 성공한다고 한다.
이곳에선 대부분의 안과수술을 국소마취로 하기 때문에 한 해에 10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는다. 맥도넬 소장은 “내가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때는 입원 환자가 항상 100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방문한 날 입원 환자는 한 명뿐이었다.
이곳에서 한 해에 시행되는 각막이식 수술은 1000건이 넘는다. 맥도넬 소장은 “예전에는 한밤중에 숨지는 각막 기증자가 생기면 의사들이 출동하고 이식 대상자를 급히 수배해 불러와서 수술을 해야 했다”며 “하지만 현재 윌머는 1주일 이상 각막을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넬 소장은 엑시머레이저 수술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만난 김에 “근시 교정 수술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류하는 사람들은 ‘안과의사 중에 그 수술 받은 사람 봤느냐’고 하는데 어떤 게 정답이냐”고 물어봤다.
“내 전공이어서 주관이 개입된 대답밖에 할 수 없다. 안경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은 물론 그런 수술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하지만 직업상 등 여러 이유로 안경을 쓰기 힘든 사람이 많다. 미군은 병사들이 원하면 수술을 해 준다. (웃으면서) 나는 안경을 안 쓰지만 내 딸 3명은 수술을 했다. 안과의사 가운데 교정수술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내가 직접 수술해 준 안과의사만도 20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