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노장 록 가수 신중현 씨의 인생을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4일자 '한국 록의 대부, 돌아오다'는 기사에서 그를 한국에서 로큰롤을 유행시킨 인물로 소개하고 한국전 직후 미군부대에서 '재키 신'으로 출발한 그가 은퇴공연을 통해 음악인생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씨가 미국 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은 7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의 아티스트가 미국 유력지 2곳에 소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뉴욕타임스는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태어난 그가 아버지의 78회전(SP) 레코드와 어머니의 하모니카 연주를 듣고 자란 어린 시절, 악기점에서 바이올린을 구입했으나 배우기 어려워 기타 연주자로 돌아선 10대 후반 시절, 장교 클럽에서 재즈를 연주하고 하사관과 사병을 위해서는 각각 컨트리 음악과 로큰롤을 부르던 미군 부대 시절, 미군 부대에서 프라이드 치킨과 닥터 페퍼를 먹고 마시며 한국 최초의 여성 드럼연주자인 명정강 씨를 만나 결혼한 사연 등을 소개했다.
신문은 비틀스가 미국에서 첫 히트앨범을 낸 1964년에 신 씨가 한국 최초의 록밴드인 '애드 4'를 결성했다고 소개한 뒤 전성기를 열어가던 1972년에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 찬양곡을 만들라는 지시를 거부해 마약소지 혐의로 수감되는 고초를 겪었다며 박 대통령 서거 후 금지곡 가수에서 해제됐지만 디스코 열풍에 밀리면서 잊혀져가는 존재가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신씨가 미군 부대에서 김치 냄새 대신 버터 냄새가 나는 음악을 연주해야 했지만 "우리가 지금의 우리가 된 것은 미국 덕분이었다"며 젊은 세대의 반미정서에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