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금지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압력이 될 만한 사치품은 무엇일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대북 수출금지 사치품 항목 선정 작업을 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정보 부족으로 고심하고 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거의 유일한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13년 동안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한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의 저서 ‘핵과 여인을 사랑한 장군님’이다.
후지모토 씨가 소개한 김 위원장의 기호품은 크게 식료품 전자제품 자동차 등으로 나눠진다.
식료품으로는 도쿄(東京) 최대의 수산물시장인 쓰키지(築地)시장에서 파는 다랑어가 첫손에 꼽힌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을 위해 별도로 사육한 것을 먹지만 스키야키(일본 냄비요리)용으로는 반드시 미에(三重) 현의 마쓰자카(松阪) 쇠고기를 사용했다. 마쓰자카 쇠고기는 일본에서 ‘고기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극상품. 스키야키용이 시중가격으로 100g당 3150엔(약 2만5200원).
쫄깃한 육질로 이름난 나고야(名古屋)산 닭고기, 기코만의 간장, 분메이도의 카스텔라, 산토리의 임페리얼위스키, 닛신의 컵라면 등도 김 위원장이 즐기는 식품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아도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컵라면을 좋아한다지만 일반 국민의 생활에 관련되는 식품이기 때문에 금지하기 어렵다”, “다랑어는 모든 부위를 금지해야 할지 ‘도로(뱃살)’만을 금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등의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