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003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들과 은행 부실을 과장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공모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6일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은행 및 주주들에게 수천억 원의 손실을 초래하고 경영고문료 및 개인비리 등으로 19억8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및 수재)로 이 전 행장을 구속 수감했다.
이에 따라 이 전 행장의 구속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영장이 재청구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3명에 대한 체포 및 구속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검찰은 쇼트 부회장 등의 체포 및 구속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30여 장 분량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며 증권전문가 등의 진술서를 7일 추가할 계획이다.
6일 오후 11시 50분경 이 전 행장의 영장을 발부한 이상주 부장판사는 “이 전 행장이 4가지 범죄사실에 대해 최소한 영장을 발부할 정도로 소명이 됐다”고 밝혔다.
또 이 부장판사는 “이 전 행장이 직원들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증거인멸의 개연성이 높다”며 “실제로 이 전 행장은 수사과정에서 관련자들과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밤 구속된 이 전 행장은 부실자산을 과대평가하거나 2003년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전망치를 부실금융기관 지정 기준인 8%보다 낮은 6.16%로 의도적으로 낮춰 은행을 헐값에 매각함으로써 은행과 주주들에게 최소 6000억 원에서 최대 900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
이 전 행장은 차세대 뱅킹시스템 구축 및 은행 지점 인테리어 용역 납품과 관련해 업체에서 4억8000만 원, 외환은행 매각 후 은행 정관을 위반해 경영고문료와 성과급 명목으로 15억 원 등 총 19억8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 금융감독당국 관계자 2, 3명이 2003년 말 외환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전망치 등을 조작하는 데 이 전 행장과 공모한 혐의를 잡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