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거인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의 아버지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30대 남자가 검찰에 붙잡혔다.
춘천지방검찰청 형사제2부는 7일 박 선수의 아버지 박모(55) 씨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인질강도 예비)로 최모(31.춘천시)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일 오후 6시 30분께 춘천시 서면의 모 초등학교 앞에서 최 씨를 긴급체포해 증거품을 압수했으며 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공범을 모집하던 중 검찰의 추적으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박 씨를 납치한 뒤 박 선수에게 20억 원의 금품을 요구하려 했으며, 범행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조사 결과 최 씨는 지난 9월 20일께부터 납치.감금 장소로 경기도 청평 부근의 펜션을 정해놓은 뒤 대포차량을 구입하고 차량 번호판 2개, 수갑과 복면, 가발, 휴대전화 10개 등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한편 도주로 등에 대한 현장답사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 씨는 또 납치 및 현금 수송에 대한 실행분담 등이 포함된 범행계획서를 작성한 뒤 인터넷을 통해 범행 수법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범죄 동업자를 모집합니다'라는 카페를 개설해 함께 함께 범행을 저지를 공범을 모집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 씨는 납치와 현금 수송 등은 공범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배후에서 감시.조정하는 역할을 맡는 내용의 범행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춘천에서 게임장 관련 사업을 하던 중 1억 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되자 `평소 효자로 알려진 박 선수의 아버지를 인질로 삼아 금품을 요구하면 거절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선수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후원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점을 악용, 박 선수 측근에게 `후원사업의 수혜자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접근해 박 씨의 전화번호 등을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박 씨를 피해자 신분으로 불러 최 씨가 접촉을 시도했었는지 여부 등에 관한 피해자 진술을 받았으며 최 씨를 상대로 공범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