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가 월드컵 기간에 시험적으로 선보인 다채널 디지털 방송 멀티모드서비스(MMS)가 본격 시행될 경우,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1년 방송 광고 시장의 지상파 점유율이 89%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지상파의 광고 시장 독과점이 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뜻한다. 지상파들은 디지털 시장에서 케이블TV와 IPTV의 약진이 예상되자 MMS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MMS 도입이 국내 방송 광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책자로 발간할 예정이다.
MMS는 디지털 압축 기술에 따라 현재 1개 채널에 고화질(HD) 채널 외에 표준화질(SD) 채널을 2개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 즉 KBS1, 2, MBC, SBS, EBS는 현재 1개 채널에서 HD 채널을 포함해 3개 채널을 방송할 수 있게 된다.
협회는 2007년 MMS가 도입된다는 가정 아래 지상파들이 SD 채널을 1개 씩 또는 2개씩 늘리는 경우의 광고 매출액 변화를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MMS를 도입하지 않고 HD급 채널 하나로만 방송할 경우 지상파의 광고 매출액은 2004년 2조5000억 원에서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1년에는 3조 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쳐 점유율도 78%에서 64%로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MMS를 도입해 SD급 채널을 채널당 1개씩 늘리면 2011년 광고 매출액은 3조9000억 원으로 늘고 점유율도 83%로 증가한다. SD급 채널을 2개씩 늘리면 광고 매출액은 4조2000억 원으로 더욱 증가해 점유율이 89%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협회는 “지상파 MMS가 도입돼 무료로 10개 이상의 지상파 채널을 볼 수 있게 되면 케이블 가입자 1400만 명 중 최대 84%가 지상파로 옮겨갈 것”이라며 “늘어난 지상파 채널을 채우기 위해 지상파 계열 케이블 채널(PP)이 케이블TV에서 빠져나가고 인터넷 프로토콜(IP) TV 등 신규 방송 서비스가 시작되면 유료 방송 시장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