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과 아인슈타인, 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홍성욱, 이상욱 외 지음/286쪽·1만2000원·창비
창의적 사고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대학들은 ‘자신만의 생각을 담아라’ ‘천편일률의 논거를 피하라’고 강조한다. 창의력에 대한 공포를 떨치려면 우선 그 정체부터 따져 볼 일이다.
이 책은 창의성을 주제로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탐구 과정을 심층 취재한다. 그들이 천재 중의 천재로 분류되어 신화의 경지에 올라선 까닭이 궁금하다. 신의 계시 때문이 아니라면 우리도 해 볼 만한 인간의 영역에 있을 뿐이다.
우선 신화의 베일부터 벗겨 보자. 그 유명한 뉴턴의 ‘사과 일화’는 직관 능력을 창의성의 핵심으로 부각시켜 왔다.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사과 하나. 보자마자 떠올린 만유인력은 뉴턴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순간’이 되었다.
하지만 뉴턴은 그 이전부터 케플러의 행성운동이나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자연관에 매료된 상태였다. 그날 뉴턴은 ‘달의 운동’을 주제로 사색하다가 오랫동안 축적된 집중력의 결과를 맛본 셈이다. 바로 사과가 천상과 지상에 있는 물체들의 관계를 이어 주었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과 자기 성실성 덕분이다.
아인슈타인은 어떨까. 학창시절에 성적도 형편없었고 고등학교 중퇴까지 했다는 이력은 이미 유명하다. 우리에게는 공부 못해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위안도 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아인슈타인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성적표를 살펴보라. 압도적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불량하지도 않았고 자기 주도적 공부 습관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어느 장소에서건 깊이 생각하면서 몰두했다. 내적 성장의 시기에 사색하는 습관이 근본 문제를 따지게 된 힘이었다.
자신만의 방법도 눈여겨보자. 뉴턴의 연구 노트는 매우 유명하다. 메모에도 ‘달의 운동’, ‘빛의 성질’, ‘운동의 성질에 대하여’처럼 제목을 분류한 후 독서에서 얻은 내용을 적었다. 독학으로 데카르트의 ‘해석기하학’을 읽던 뉴턴은 모르면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고 한다. 막히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다시 읽으면 새로운 것이 보이는 법. ‘다시 읽기’와 ‘비판적 읽기’는 문제의식을 상승시키는 지름길이 되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공통점이 많다. 이미 다져진 이론도 몸소 실험도구를 만들어 직접 관찰하였다. 그리고 둘 다 주변의 지적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이루어 끊임없이 교류하며 토론했다. 전통을 충분히 이해했기에 근본적 오류를 알아냈고, 이것이 새로운 생각의 출발점이 되었다. 결국 ‘수렴적 사고’를 통해 ‘발산적 사고’로 나아가는 것이 창의성의 핵심이다.
이 책은 뉴턴의 광학이론에서 만유인력까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일반상대성이론까지 그 어려운 이론들 사이로 우리를 겁 없이 끌고 다닌다. 재미있고 자상한 설명을 따라가 보자. 우리에게도 그 ‘결정적 순간’은 탐구의 과정에서 찾아오지 않겠는가.
권 희 정 상명대부속여고 철학·논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