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디젤엔진 새 차량 베라크루즈를 타보니
현대자동차가 고급브랜드 진입을 위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럭셔리 유틸리티 차량(LUV) 베라크루즈는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
처음 마주친 베라크루즈의 외부 디자인은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실내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나온 어떤 자동차보다 도시적인 세련미와 럭셔리한 분위기가 잠시 생각을 멈칫하게 만든다. 엘리베이터에서 눈인사만 하고 지내던 옆집의 수수한 처녀가 어느 날 갑자기 연예인 화장과 무대의상을 하고 나타나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유럽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에서 본 것 같은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는 현대차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것 같았다.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엔진룸으로부터 전해진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붙여갈 때도 일반 2000cc 승용차와 비슷한 정도의 소음만 들렸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큰 덩치는 금세 시속 100km를 넘어 시속 160km까지도 부드럽게 올라갔다.
실제 측정한 0→100km/h 가속력은 2륜구동 모델 9.4초, 4륜구동 모델 10.1초였다. 제동력도 좋았다. 고속주행 중에도 노면소음과 엔진음은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핸들링과 코너링은 스포티한 맛은 없다.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다. 전반적인 완성도로 볼 때 LUV라는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이드미러 부근의 바람소리는 약간 신경에 거슬렸다. 시트 뒷면 포켓의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실내와 어울리지 않는 것도 흠이다. 센터페시아(Center Fascia·중앙 조작반)와 우드그레인 등 일부 마감재의 재질과 도색만 좀 더 가다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글=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