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광장에서/송호근 지음/367쪽·1만2000원·나남출판
사회학자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칼럼 108편 모음집. 일부 학자가 칼럼을 수준 낮은 글쓰기로 폄훼하는 것과 달리, 유명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조선 선비들이 시류와 정치를 논하고 국론을 잡기 위해 썼던 비판적이고 단편적인 글쓰기의 연장선상이 칼럼이라고 말한다. 유형원의 반계수록이나 이익의 성호사설이 곧 조선 지식인의 칼럼이었다는 것.
저자는 칼럼을 천시하면서도 명망 있는 언론사의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학자들의 모순적 태도와 함께 언론사의 주문 제작 형식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상의 문제점도 비판한다.
‘다시 광장에서’라는 제목은 최인훈의 광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균열과 배타적 담론’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공론의 광장을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