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금융감독 당국이 집값을 잡기 위해 은행별로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한도를 묶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자제를 강력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은행장과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를 불러 주택담보대출 과열 경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은행별로 11월 담보대출 증액 한도를 설정해 지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금감원이 국민 신한 등 대형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5000억∼6000억 원의 대출한도를 주문하는 등 은행별로 대출 증액 한도를 비공식적으로 정해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이달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이 대부분 한도를 넘어서거나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이달 신규 대출은 사실상 중단되거나, 매매계약을 한 실수요자에 국한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은행장들을 불러 대출경쟁 자제를 요청했을 뿐 대출총량 규제나 대출 한도를 설정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금감원이 집값을 잡기 위해 ‘창구지도’ 형식을 빌려 사실상의 대출총량 규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날 변재일 열린우리당 제4정책조정위원장과 김용덕 건설교통부 차관 등이 참석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건교부가 가동 중인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내년 2월까지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 여부와 채권입찰제 개선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