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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계 左편향 바로잡기 나선 문화미래포럼

입력 | 2006-11-18 02:59:00


문화가 정치와 이념에 종속되는 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현 정부는 집권 초 문화혁명을 연상케 하는 ‘문화계 새판 짜기’를 강행했다. 우선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의 요직들이 좌(左)편향적인 사람들로 채워졌다. 이들이 ‘문화권력’을 쥐면서 문화예술인들에게 지원되는 국가예산도 코드에 따라 편중 배정됐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인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고, 특정 이념이 창작활동에 반영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1일 출범하는 문화미래포럼이 문화계의 이런 좌편향을 바로잡고 정치로부터 문화예술의 순수성과 다양성을 지키겠다고 나서서 주목된다. 문화예술인 7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가 밝힌 실상은 충격적이다. 복거일(소설가) 대표는 “문화예술인 단체가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나 민족문학작가회의 등 ‘민족’을 강조하는 단체 일색이며, 중도 보수적 문화예술단체의 활동이 미약한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원리가 시민들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민예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성명에 참가한 좌파 단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온 민족문학작가회의는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의 국보법 위반 혐의 발언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 단체 소속이거나 편향된 이념 성향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화부 산하 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는 국민 세금인 예산의 편파적 집행으로 논란을 빚어 왔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문화예술위원회 위원들이 자신의 소속 단체나 자신에게 지원금을 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대로 가면 문화예술이 아예 좌파 이념을 확산시키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미 영화 속의 반미(反美)는 유행처럼 됐고 좌파 서적이 학교의 필독도서로 선정되는 일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근거한 건강한 문화관과 국가관을 수호하겠다’고 선언한 문화미래포럼의 등장은 때늦은 감이 있다. “이제 촛불을 켰으니 어둠 속에서도 모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복 대표의 말처럼 문화예술인 스스로 불온한 이념적 정치적 기도(企圖)에 맞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