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 등으로 경영여건이 나빠진 탓이다. 하지만 최악의 수준이었던 2분기(4∼6월)에 비해선 실적 호전 추세가 뚜렷해 3분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순이익 작년보다 10% 가까이 감소
19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거래소 상장법인 544개사의 3분기 매출액은 169조785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9%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3조990억 원, 순이익은 11조4622억 원으로 각각 8.53%, 9.83% 감소했다.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8.20%에서 올해 3분기 7.14%로 1.0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엔 1000원어치를 팔면 82원 남았는데 이젠 71원밖에 이문을 남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빠진 것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으로 생산 및 판매 여건이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달러당 1038원에서 올해 9월 말 945원으로 떨어졌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같은 기간 배럴당 61.1달러에서 62.7달러로 상승했다.
○4분기 반도체-조선 이익급증 전망
하지만 3분기 실적은 2분기에 비해 크게 호전돼 ‘반전의 기대’를 갖게 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12%, 영업이익 8.88%, 순이익은 11.30% 각각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분 1조1639억 원 중 1조1549억 원(99.22%)은 10대그룹의 61개 상장 계열사가 올린 것이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법인 856개사의 3분기 매출액은 16조7465억 원, 영업이익 8054억 원으로 2분기 대비 각각 1.0%, 6.90% 늘어났다. 특히 순이익은 6954억 원으로 2분기 대비 596% 급증해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들어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기전자, 화학 등 제조업 중심으로 2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며 “4분기(10∼12월)에는 반도체 조선업종 중심으로 이익의 증가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명암 엇갈린 10대 그룹
10대 그룹의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은 그룹별로 명암이 교차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순이익이 급증(44.88%)한 덕에 그룹 순이익도 41.49%나 늘어났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파업 여파로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모두 최악의 실적을 보여 3분기 그룹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5.56%, 44.28% 급감했다.
두산그룹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두산산업개발과 두산중공업이 흑자로 돌아선 데 힘입어 그룹 전체 순이익이 274.32% 급증했다.
또 한화그룹은 한화의 인천공장 용지 매각차익이 장부에 잡히면서 순이익이 174.35% 늘어났다.
LG그룹은 순손실 규모가 2분기 1936억 원 적자에서 3분기 230억 원 적자로 크게 감소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