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내년 1년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공동연구를 실시하기로 합의해 양국간 FTA 협상이 사실상 시작됐다. 우리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FTA를 맺었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인도와 협상 중이다. 중국은 8번째 FTA 협상국인 셈이다.
수출 주도(主導) 성장으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된 우리는 자유무역과 개방의 국익을 더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이미 발효 중인 세계의 FTA가 197개나 되고, FTA 체결국 간의 교역이 세계 무역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보다 먼저 일본이 중국과, 중국이 미국과 FTA를 맺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개방은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한중 FTA가 타결되면 자동차 철강 등의 수출이 늘어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8조 원 증가할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04년 추정했다. 한미 FTA로 기대되는 GDP 증가액 14조 원보다 많다.
그러나 한중 FTA는 한국의 중국 농산물 수입을 연 10조 원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농촌의 피해는 한미 FTA의 10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한우(韓牛)를 가져다 키우는 등 우리 시장을 겨냥해 왔다. 단순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들도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협상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중국은 2002년부터 한국에 FTA 협상을 요청해 왔다. 양국이 작년 연구기관 차원에서 FTA 논의를 시작한 것도 ‘압박’에 가까운 중국의 적극성 때문이다. 반면 한미 FTA에 대해서는 미국보다 우리 쪽이 훨씬 더 절실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한미 FTA에 대해 “경제주권 훼손”이라는 등 사실까지 왜곡하며 극렬하게 반대하는 좌파세력은 한중 FTA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가 반미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