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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 365일/찬바람 시린 뼈]골다공증

입력 | 2006-11-20 03:04:00


겨울에는 응급실에 골절 환자들이 많다. 특히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인한 여성 골절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뼈엉성증은 폐경, 노화, 약물 사용 등으로 뼈에 구멍이 나고 뼈가 약해지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골절이 잘 생긴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민용기 교수는 “여성 뼈엉성증의 경우 초기엔 증상이 없다가 골절이 나타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용한 도둑’이라 불린다”고 말했다.

▽조짐은 40세부터=뼈는 한 번 만들어지면 평생 가는 게 아니라 없어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30대까지는 없어지는 뼈보다 만들어지는 뼈가 많아서 밀도가 올라가지만 그 후에는 역전돼 점차로 뼈 밀도가 떨어지므로 폐경이 오기 한참 전에 이미 뼈엉성증이 시작된다고 보아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50대 전후엔 뼈 상태를 알 수 있는 골 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면서 “50대가 되면 남성은 최대 골 밀도의 20∼30%를 잃지만 여성은 40∼50%를 잃는다”고 말했다. 뼈엉성증 골절은 65세 이상인 여성 2명 중 1명, 남성의 경우는 5명 중 1명에서 발생한다.

▽무릎이 아프면 뼈엉성증?=뼈엉성증은 어떤 증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뼈 밀도는 아주 천천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무릎이 아프다고 뼈엉성증을 의심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 경우는 거의 뼈관절염(퇴행성관절염)이나 무릎 주위 힘줄과 인대에 탈이 난 경우”라면서 “뼈엉성증은 골 밀도 검사를 통해서만 정도를 알 수 있지 증세로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골절이 잦거나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오면 뼈엉성증을 의심해야 한다.

겨울철에 넘어져서 쉽게 손목이 부러질 수도 있고 허리의 경우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뼈가 납작해지는 압박골절이 올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초반에는 심한 통증이 왔다가 몇 주 지나면 나아져 그냥 삐었겠거니 해서 방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엉덩방아를 찧어 넓적다리(대퇴) 골절이 생기면 수술이 필요하고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키가 준 것 같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자고 일어났을 때 허리나 다리가 뻐근하고 소리가 난다거나 △누운 채로 전혀 일어나지도 못할 때가 있거나 △허리와 엉덩이가 아프고 동시에 다리를 절거나 △거동은 하지만 몸 여기저기가 쑤시거나 △기미가 끼고 피부가 검어지면 한번쯤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예방과 치료=적절한 칼슘 섭취를 유지한다. 우유 180mL짜리 한 개에 200mg 정도의 칼슘이 포함돼 있다. 최근 나오는 칼슘 강화 우유에는 300mg 이상이 포함되어 있다. 가능하면 저지방 우유가 좋다. 요구르트, 치즈도 좋다.

유제품이 싫으면 두부와 같은 콩류 식품, 멸치 등 해산물 섭취를 충분히 한다. 하루 30분씩 땀이 날 정도로 1주일에 4, 5회 체중을 싣는 조깅이나 걷는 운동이 좋다.

뼈엉성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칼슘 영양제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D는 칼슘이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희대병원 골다공증클리닉 김덕윤 교수는 “최근 미국 한국 등 16개국에서 동시에 시행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며 “비타민D는 ‘등 푸른 생선’ 등 일부 음식에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뼈엉성증 치료법은 뼈파괴세포(파골세포) 기능을 떨어뜨리는 네거티브 치료제인 골 흡수 억제제가 많이 사용됐다.

내년 초엔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포지티브 치료제인 골 형성 촉진제(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가 국내에 처음 출시될 것으로 보여 치료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내년 9월경엔 골 흡수 억제제도 기존에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먹던 것에서 1년에 한 번만 정맥 주사하면 되는 치료제(성분명 졸레드로네이트)가 나올 전망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