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8일 하노이에서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하노이=석동률 기자
18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목적과 원칙은 지지하되 전면적 참여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을 놓고 미국의 반응은 공식, 비공식이 확연히 다르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한국이 PSI를 거부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PSI에 사안별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북한의 물품 반출입을 차단하는 노력에 참여하겠다는 긍정적 확약으로 생각한다”며 “한국은 공해상에서의 PSI 참가국들의 노력에 협력할 것이며 훈련과 다른 것들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언론이나 비공식적 반응은 이와 다르다.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북한 핵실험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동의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해 ‘최대한 좋은 표정(best face)’을 지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따뜻한 면담(warm session)’을, 노 대통령과는 ‘냉랭한 면담(frosty one)’을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부시 대통령과 대북 전략에서 근본적으로 불화를 빚어온 노 대통령이 ‘PSI의 목적과 원칙을 수용하지만 참여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는 북한 선박의 한국 영해 항해 허용이라는 결정적 질문에 모호함을 남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