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vs 94세 ‘으랏차차’ 5대 가족 한마당 행사장에서 벌어진 팔씨름. 94세 임월분 할머니(왼쪽)가 유주손 할머니에게 팔씨름을 신청하면서 “올해 몇 살이고”하며 반말을 했다가 “아흔여섯”이라는 유 할머니 대답에 머쓱해했다. 그러나 나이는 어쩔 수 없었는지 승리는 두 살 아래 임 할머니에게 돌아갔다. 강병기 기자
고조부, 증조부, 조부, 부모, 자녀 등 5대(代)로 구성된 26가족이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였다. 이들은 대한의사협회와 다국적제약회사 한국노바티스가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맞아 주최한 ‘행복한 5대 장수가족 찾기’ 행사에서 발굴한 가족이다. 5대 가족의 비결은 균형 잡힌 식사와 가족 간 활발한 교류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자가 오래 산다=1대 26명은 모두 여성으로 평균 연령은 94.3세였다. 여성 평균 수명(81.5세)보다 12.8세나 많다. 2대 26명은 남녀가 반반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73.5세였다.
1, 2대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전북(9명, 17%)이었으며 이어 전남(광주 포함·8명·15%), 경기(인천 포함·8명·15%) 등의 순이었다. 3, 4, 5대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서울(29명·37%)이었다.
5대 직계가족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가족은 6가족으로, 이 중 천부전(96) 할머니의 5대 가족은 장녀로만 이뤄졌다.
본보 16일자 A10면 참조
▶ ‘행복한 울타리’ 맏딸 5대
1대 가운데 최고령인 김성희(충남 공주시) 할머니는 102세로 고손자(생후 2개월)와 나이 차가 1세기가 넘었다. 89세인 김귀분(강원 영월군) 할머니는 고손자(8세)와 나이 차가 81세로 26가족 가운데 가장 적었다. 유주손(96·경남 거창군) 할머니는 직계 후손만 144명이다. 최소 가족은 10명, 평균 가족 수는 58명이었다.
▽건강 비결=1대는 모두 암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질병이 없었으며 54%는 거동이 자유롭다. 1대의 53%, 2대의 57%가 틀니를 끼지 않을 정도로 이가 튼튼한 편이었다.
1, 2대에게 장수 비결을 설문조사한 결과(복수 응답) 균형 잡힌 식사(17가족·65%)와 규칙적인 생활(17가족)이 우선으로 꼽혔다. 이어 낙천적인 성격(12가족·46%), 집안 내력(10가족·38%), 화목한 가정 분위기(10가족), 적당한 운동(10가족)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첫아이를 일찍 낳았다.
전체 가족의 42%가 1년에 5번 이상 모인다고 대답할 정도로 화목했다. 이 가운데 홍옥순(87·충남 서산시) 할머니네는 1년에 가족모임이 60회나 됐다. 주최 측이 누리꾼 6900여 명을 대상으로 1년에 조부모를 만나는 횟수를 조사한 결과 77%가 ‘1년에 5번 미만’이라고 응답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들 가족은 100만 원 상당의 순금 메달과 기념패, 가족사진을 선물로 받았다. 이들 가운데 ‘뿌리 깊은 5대 가족상’ ‘사이좋은 5대 가족상’ ‘튼튼한 5대 가족상’ 등 6개 부문 특별상 수상 가족은 별도로 200만 원 상당의 관광상품권까지 받았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