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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몸에 좋은’ 집으로… 아파트의 진화

입력 | 2006-11-23 03:00:00

‘새집증후군’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하는 건설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최고급 친환경 자재를 이용해 짓고 있는 경기 김포시 ‘고촌 현대아파트’의 모델하우스. 사진 제공 현대건설

금호산업은 지난달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어울림’의 주방에 ‘무세제 세정수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진 제공 금호건설


《아파트 건설에도 ‘참살이(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두통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새집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친환경 마감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건설업체들은 벽지와 바닥재, 합판, 접착제 등에 함유된 인체 유해물질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황토, 참숯 등 몸에 좋은 재료를 이용한 자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친환경 마감재 사용 잇따라

현대건설은 새집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해 벽체, 천장, 바닥에 친환경 인증등급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은 자재를 쓰고 있다.

마감재로는 친환경 최고 등급의 도배지와 도배 풀을 사용하고, 바닥에는 온돌마루 바닥재를 쓰고 있다. 또 가구 원자재도 친환경 최고 등급 자재를 사용하는 등 유해물질을 유발하는 자재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대건설 친환경 아파트의 야심작은 2008년 5월에 입주하는 경기 김포시 고촌 현대아파트. 벽체, 천장, 바닥 등에 최고 등급의 친환경 마감재를 썼다.

대림산업은 2004년 5월부터 자사가 짓는 모든 아파트의 벽지 및 마룻바닥 접착제에 인체에 해로운 본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부터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가구의 표면을 마감할 때 유성도료 대신 수성도료를 사용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분양한 서울 광진구 ‘광장자이’와 중구 ‘충무로자이’에 자연 건축자재 제조업체인 ㈜흙예성이 개발한 천연 흙 소재의 내장용 벽재를 사용하고 있다.

○ 세제 필요 없는 주방도 등장

금호산업은 올해 10월에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어울림’ 주방에 세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무세제 세정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특수 촉매를 이용해 살균능력을 가진 기능수를 생산해내는 장치.

무세제 세정수 시스템을 이용하면 식기 야채 과일 등을 깨끗하게 닦아 주는 것은 물론 야채에 기생하는 기생충 알을 제거해준다고 금호건설은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2004년 4월 착공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어울림’을 시작으로 모든 아파트에 최우수 등급의 친환경 벽지와 친환경 페인트, 저(低)독성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다.

○ ‘실내공기 평가 프로그램’ 운영

현대산업개발은 2004년부터 주요 마감재에 대해 친환경등급 기준을 마련해 아이파크 현장에서 최우수 등급의 친환경 자재로 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이크아웃(입주 전 보일러를 가동해 시멘트와 접착제 등을 말리며 유해물질을 줄이는 것)과 환기를 병행하며 새집증후군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에는 입주 전에 실내공기 중 유해물질을 측정해 베이크아웃과 환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평가하는 ‘실내공기 평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실내공기 측정 결과 포름알데히드 등의 농도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오면 입주 전 관리를 강화해 유해물질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춘다.

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 정문영 부장은 “보통 2일간의 베이크아웃과 5일간의 환기를 거치면 포름알데히드의 공기 중 농도를 약 15%,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며 “친환경자재 사용과 함께 실내공기 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유해물질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참숯 초배지에서 점토벽돌까지

마감 벽재에서 나오는 인체 유해성분을 줄일 수 있는 초배지도 등장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공사 중인 서울 강남구 ‘도곡 푸르지오’에 참숯 초배지를 적용했다. 전자파 방지 및 실내 공기정화, 습도조절 효과 등이 뛰어나다는 게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과 도곡렉슬 등의 단지 바닥에 시공한 점토벽돌은 고령토 소재로 물이 잘 빠지는 데다 녹지공간과 잘 어울려 주변 재건축 단지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 접착제, 페인트 등 다양한 친환경 자재가 사용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2년 전부터 단열은 물론 층간 방음효과가 좋은 단열 차음재인 ‘사운드제로 플러스’를 모든 아파트에 사용하고 있다. 맥반석으로 만든 이 차음재는 특허출원과 신기술 지정을 마친 상태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