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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숙 임명동의안 금주 고비

입력 | 2006-11-26 18:05:00


9월초부터 4차례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무산돼 온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의 처리 문제가 금주 중대한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여야는 16일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국회를 정상화하면서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29일 이후로 처리를 유보하기로 한 만큼, 3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전 후보자 인준안의 상정을 둘러싼 여야간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열린우리당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찬반 의사는 표결을 통해 밝혀야 한다며 전효숙 인준안에 대한 정상적인 표결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나 노무현 대통령의 지명 철회만이 유일한 해법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당이 30일 소수 야당과의 협조를 통해 표결을 강행할 경우 본회의장 점거와 같은 실력행사에 재차 나서겠다고 배수진까지 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26일 오전 전효숙 임명동의안을 비롯해 국방·사법개혁안·내년도 예산안 등 국회 내에 산적한 국정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하고 나섰으나 한나라당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전효숙 교착 정국'의 출구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효숙 인준안 파문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는 여야 대치와 함께 청와대와 여당 사이에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불신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태해결의 열쇠를 쥔 청와대는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의 요건인 '헌법재판관' 임명절차를 밟지 않고 자진철회 가능성도 일축한 채 "국회가 여야 합의를 통해 정치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여당 쪽에 공을 떠넘긴 상황.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끌려가다 보면 정기국회에서 제대로 된 입법성과도 못 내고 한나라당 의도대로 '무능한 여당'이란 낙인이 찍혀 여당은 완전히 바보가 될 상황"이라며 "가끔은 청와대가 한나라당과 짜고 열린우리당을 골탕 먹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청와대의 태도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의 '정치협상회의' 제안은 전효숙 문제를 뛰어넘어 국회에 장기 계류중인 민생법안과 개혁입법 등을 일괄 타결하자는 것이지만,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열린우리당 핵심당직자는 "한나라당이 뭐가 아쉬워서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느냐"며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각에서 "전효숙 후보자와 정연주KBS 사장의 임명을 철회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정치협상회의에 나갈 수 있다"는 조건부 수용입장을 밝혔으나, 여권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어서 전효숙 인준문제는 이번 주 정국의 최대난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