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증시에서 AI 수혜주와 피해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닭고기 제조회사들이 울상이다. 하림 마니커 동우 등은 최근 사흘(거래일 기준) 동안 15%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다.
반면 AI가 발생할 때마다 주가가 오르는 동원수산 오양수산 신라수산 등 수산주는 사흘째 40% 가까이 주가가 급등하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들 수산주와 닭고기 제조회사는 예전에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쇠고기의 대체재로 부각돼 함께 주가가 오르는 ‘동지적 관계’였다. 하지만 이번 AI가 닭고기 회사에 피해를 주면서 양 업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늘 그랬듯이 가축 관련 질병이 발발하면 주가가 오르는 대한뉴팜(동물용 소독제와 항균제 제조) 파루(방역 소독기 제조) 중앙백신(동물 백신 전문) 등도 최근 연속 상한가로 기세를 올렸다. 또 특이하게도 김치가 AI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김치 제조회사인 도들샘이 최근 사흘 새 주가가 40%나 오르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연구원은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까지는 실제 이들 회사의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 가운데 AI를 직접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를 생산하는 기업도 없고, AI 때문에 수산물이나 김치 판매가 늘어날 기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