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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벨의 결혼식은 열리지 않으리…

입력 | 2006-11-30 03:01:00


미국 뉴욕 시 경찰이 결혼식을 앞둔 흑인 신랑과 친구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신랑이 사망한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25일 오전 4시 뉴욕 퀸스에 있는 스트립 클럽인 ‘칼루아 카바레’에서 일어났다. 이날 결혼을 앞두고 있던 숀 벨(23) 씨는 총각파티를 끝낸 뒤 밖으로 나와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에 탔다.

그런데 그가 몰던 차량이 사복 경찰을 태운 경찰차를 들이받았다. 마침 성매매와 마약 단속 등을 위해 클럽 안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사복 경찰 1명이 “벨 씨 일행 중 1명이 총을 지니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밖의 동료 경찰에게 연락해 놓은 상태였다.

밖에서 대기하던 경찰관 5명은 벨 씨 일행이 탄 차량에 무차별적으로 총을 쏴댔다. 50발의 총탄이 퍼부어졌다. 현장에서 벨 씨는 숨졌고 친구 1명은 중태로 위독한 상태다. 그런데 조사 결과 벨 씨 차량에선 총이 발견되지 않았다.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벨 씨는 자신과의 사이에 두 딸을 낳은 고등학교 시절 여자 친구와 이번에 늦은 결혼식을 올린 뒤 조지아 주 애틀랜타로 내려가 새 출발을 하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고 유족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1999년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흑인이었던 아마도 디알로가 경찰이 쏜 19발의 총탄에 맞아 숨진 사건과 비교하면서 이번 사건이 ‘제2의 디알로’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흑인공동체와 민권단체들이 이번 사건에 반발하는 등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이 확산되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공권력이 사용된 것 같다. 50발의 총탄이 발사됐다는 점은 나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진화에 나섰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