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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웃기위해서라면…' 우주인 후보 비행 훈련

입력 | 2006-11-30 16:43:00


30일 경남 사천시 공군사천비행장에 자리한 제3공군훈련비행단.

이날 아침 8시 훈련단 브리핑실에 한국인 우주인후보 4명이 모였다. KT-1 훈련기 탑승훈련을 앞두고 건강검진과 브리핑을 받기 위해서다.

짙은 녹색 비행복에 빨간 머플러 차림의 후보들은‘하늘을 난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교관이 설명하는 동안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우주인후보들이 이날 탑승한 훈련기는 순수 국산 기본훈련기인 KT-1.

8명의 우주인후보들은 오전과 오후 두 조로 나눠 1시간 동안 6km 상공을 날았다. 좌우 선회, 360도 회전, 수직 비행 등 고난위도 비행을 경험했다. 후보들은 비행기가 돌 때마다 자기 몸무게의 4배 가까운 중력과 함께 메스꺼움을 견뎌야 했다.

공군 측은 이날 비행훈련이 공군조종사들을 양성할 때와 똑같은 수준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첫 번째로 비행기에 오른 윤석오(29) 씨는“막상 비행기에 오르니 많이 긴장됐다”며 “비행 중 조금 메스껍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어린 여성후보인 박지영(23)씨는 “중력 가속도 훈련 때 기절한 경험이 있지만 국내에서 개발된 훈련기를 타본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유일한 군 출신이자 전투기 편대장이기도 한 이진영(36)소령은 “KT-1은 처음 타보는 기종이라 마음이 설레었다”며 “처음 비행기에 탔을 때 심정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후보들이 탄 훈련기를 조종한 교관들은 모두 130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급.

훈련기 조종을 맡은 박부영 대위는“우주인후보에 지원하고 싶었는데 훈련일정 때문에 지원을 못했다”며 “비록 후보는 못됐지만 첫 우주인 후보의 비행훈련을 맡았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비행훈련을 마친 후보 8명은 다음달 3~9일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현지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6명이 또 떨어져 12월 25일 두 명으로 후보가 압축된다. 이들은 내년 3월 러시아로 다시 건너가 1년 동안 우주적응 훈련을 받는다. 이 중 한 명은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스 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올라간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