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소열 충남 서천군수가 장항국가산업단지(장항산단) 조기 착공을 위해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로 정부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조기 착공보다는 대안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천군은 장항산단 조성계획 자체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군수는 단식투쟁 중=나 군수는 서울 정부중앙청사 인근 도로에 천막을 치고 28일부터 3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이상만 서천군의회의장 등 군의회 의장단 3명도 서천의 금강하구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각계의 격려와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장항산단 조기 착공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발송했고 충남도의회도 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
▽초강수 투쟁 이유는=나 군수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것은 이대로 있다가는 장항산단 문제로 한없이 허송세월만 할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조기 착공을 강도 높게 요구했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협의회를 구성해 장항산단 문제를 다시 논의해 보자거나 산단의 면적을 축소하자는 얘기만 흘러 나왔다.
나 군수는 “면적을 축소하면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고 그럴 경우 연내 착공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렵게 받아놓은 570억 원의 장항산단 호안도로 예산도 반납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착공 여부 결정이 내년으로 연기되면 대선과 맞물려 다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차기 정권 역시 책임지고 장항산단을 세울지 보장할 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정부, “자연사박물관 어때?”=하지만 비공식 채널로 흘러나오는 정부의 방침은 대안론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천군 관계자는 “정부가 장항산단 대신 자연사박물관이나 이와 연계한 갯벌 및 철새 관련 연구소 설치, 또는 춘장대 나들목 설치와 연결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의 대안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론이 장항산단에 비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다”며 “서천군민의 강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