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구촌에서 군사적으로 매우 첨예하게 대치하는 곳 중의 하나.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군사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2002년 12월에야 군사학을 공식 학위로 인정했다.
대전대는 이런 배경에서 육군과 협약을 맺고 2004년 국내 최초로 군사학과를 개설했다.
이 학과는 학생들이 폭넓은 군사 전문 지식과 자질 교육을 통해 고위직 군인으로 성장하거나 군 및 민간 영역의 군사전문가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학생은 전원 4년간 군 장학금(등록금 전액)을 받으며 공부한 뒤 장교로 임관한다. 장학금을 받은 기간만큼 추가로 복무해야 하며 장교를 전제로 선발하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지 않는 한 사병으로는 지원할 수 없다.
여학생은 가산점을 받고 여군사관 시험을 통해 장교로 진출할 수 있다.
재학 중에 체력단련과 병영체험훈련 등 전공특성화 과목(11학점)을 포함해 군사이론과 세계전쟁, 국가안보정책론, 북한군사론, 무기체계연구, 미래전쟁 등 140개 학점을 이수한다.
사관학교의 경우 주 전공이 일반학문인 데 비해 이 학과는 군사학이다. 또한 군사 전문가의 기반지식을 갖추도록 일정 수준의 영어(토익 800점 이상) 및 제2외국어 실력과 전산 능력, 태권도 1단증, 운전면허 등을 갖춰야 졸업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군 장교 진출에 다른 학과 출신보다 크게 유리하지는 않다. 남학생은 학군사관(ROTC)이나 학사장교 프로그램을 똑같이 거쳐야 하며 여학생의 가산점도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
경쟁률은 2004년 11.8 대 1이었으나 2005년 2.3 대 1, 2006년 1.4 대 1로 낮아지다가 2007학년도(수시)에선 16.7 대 1을 기록했다. 정원 50명 가운데 올해 처음 수시로 20명을 뽑았다.
정시모집은 21∼27일. 신원조회와 체력, 신체, 면접, 인성 검사에서 장교로서의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수능은 언어, 수리, 외국어 중 2개 영역과 탐구영역 가운데 2개 과목에서 전국 서열 50% 이내에 들어야 하며 과락을 인정하지 않는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042-280-2090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김정기 학과장 “국방환경 변화… 진로 늘어날것”▼
대전대 김정기(54·국방정책·사진) 군사학과장은 “우리는 군사 분야의 전문 지식과 함께 창의적이며 개방적인 사고를 지닌 인재를 길러 내기 때문에 고급 장교로 올라갈수록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하는 국방 환경을 감안하면 졸업생들의 진로는 더욱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군의 문민화 시대를 맞아 대민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군과 민이 상호 협력하고 교류해야 할 분야가 많아지면서 민간 영역의 군사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방산, 국방, 통일, 외교, 안보 분야의 공무원과 연구원 및 기업체 직원을 들었다.
김 학과장은 “앞으로 육군은 군사학과 출신 장교의 자질과 능력, 자원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것”이라며 “우리는 차별화되고 준비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어 사관학교 등의 경쟁자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