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에 힘을 주고 턴 아웃을 해야 해. 골반을 올바르게 써야 모양이 예뻐지지.”(교사)
“예. 선생님. 그런데 벌써 1시간 넘게 운동했어요. 10분만 쉬었다가 해요.”(학생들)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인천여자중학교(교장 권덕순) 다목적실.
차차차, 룸바, 자이브 등 흥겨운 음악에 맞춰 이 학교 댄스스포츠부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내년 경북 김천시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하기 위해 매주 2차례 수업이 끝난 뒤 연습을 하고 있는 것. 내년 소년체전에서는 댄스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윤다희(15·3년) 양은 “1학년 때부터 동아리활동으로 시작한 댄스스포츠에 푹 빠져 있다”며 “댄스스포츠를 하면서 집중력이 향상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천여중은 인천지역 초중고교 중 특기적성 교육이 가장 활발한 학교.
30여 명의 댄스스포츠부와 인천 청소년필하모닉 오케스트라(20명), 힙합그룹인 ‘천상천하’, 과학 동아리 등 10여 개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특기적성 교육을 펼치고 있다.
댄스스포츠부 학생들은 전문학원에 다니는 같은 또래의 학생들보다 실력이 뛰어나다.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등 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제9회 대한민국 국제 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에서 중등부 1등을 차지했다.
인천시 상비군으로 활동 중인 댄스스포츠부는 올해 열린 4개 국내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명성을 쌓아 가고 있다.
국내, 국제 심판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경숙 교사의 지도에 따라 1주일에 2차례씩 연습을 하고 있다.
2001년 3월 댄스스포츠부가 결성된 뒤 이곳을 거쳐 간 10여 명의 졸업생이 동덕여대, 서울여대 등에 진학해 댄스스포츠를 전공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이 주축이 된 인천청소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3년 창단한 인천여중 오케스트라가 호응을 얻자 시 교육청은 2005년 다른 학교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인천청소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도록 했다.
현재 인천지역 중고교생 60여 명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 교육청이 전액 교육비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권 교장은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은 학생들에게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