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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빅3의 '자연인'으로 사는 법

입력 | 2006-12-10 15:34:00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나라당 빅3에게는 밖으로 드러나는 공인의 일상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자연인의 숨겨진 모습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전 대통령의 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행정관료와 교수라는 출신배경과 이력이 말해주듯 '보통사람'과는 뚜렷이 차별화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한꺼풀 공인의 베일을 들춰낸 이들 빅3는 보통사람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게 소탈하고 서민적이고 이웃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

◇박근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검소함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박 전 대표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들어서면 수십년 된 가전제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집 내부를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당 대표 시절 초청했던 일부 당직자와 출입기자들은 '지나칠 정도로 소박해서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공주' 분위기가 나는 우아한 복고풍 옷차림을 즐겨하지만 화장은 입술과 눈썹 정도만 단정하게 하고 액세서리는 목걸리 외에는 사절이다. 핸드백과 구두도 거의 국산을 애용한다.

청국장, 나물과 같은 한식을 좋아하고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다. 마른 몸매지만 음식을 남기는 일도 없다. 주량이 소주 한 잔이라고 말할 정도로 술은 거의 하지않지만 칩거시절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전통주를 직접 맛보고 다니는 자칭 '애주가'이기도 하다.

일찍 자고(밤 11시) 일찍 일어나는(오전 5시) '모범생' 습관을 수십년간 유지하고 있고 틈만 나면 책을 손에 쥐는 애독가다. 과거 문인협회 회원으로 수필집을 여러 권 출간할 정도의 '문학소녀'이지만 최근에는 '괴짜경제학' '블루오션 전략' 등 경제서적을 탐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니스, 요가, 탁구 등 운동도 수준급이지만 십자수 작품 여러 점을 자선경매에 내놓을 정도로 십자수 전문가로 '요조숙녀'의 면모를 자랑하지만 애창곡은 의외로 거북이의 '빙고', 솔리드의 '천생연분' 등과 같은 빠른 템포의 신곡이 많다. 출퇴근길은 체어맨 승용차를 이용한다. 혈액형은 아버지와 같은 B형.

◇이명박

현대그룹 최연소 사장이라는 샐러리맨 신화와 서울시장 재임 시 청계천 복원 사업 등으로 인해 '불도저'라는 투박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시와 음악을 항상 곁에 두는 남못 지 않은 감수성을 뽐낸다.

개인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의 이 전 시장 방에는 항상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특히 차이코프스키에 관한 한 웬만한 음악전문가도 자신을 따라오기 힘들다고 자신하는 마니아. 국내 가요 중에서 좋아하는 곡도 유심초의 '사랑이여'와 노사연의 '만남'과 같이 조용한 곡이 주종을 이룬다.

시 낭송모임에서 30년 이상 활동했다고 자랑하는 그는 때때로 즉석에서 시를 지어 캠프 직원들에게 수줍은 듯 건네 주위사람을 놀라게 한기도 한다.

가족에게 이 전 시장은 다정다감하고 편안하고 유머가 넘치는 남편이자 아버지다. 지금은 부인 김윤옥(60) 씨, 강아지 '진순이'와 가회동 전통한옥에서 살고 있지만 매주 한번씩은 아들, 딸, 사위들을 불러 모아 식사를 같이 하는 것도 그만의 가족사랑 방식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일찌감치 돈벌이에 나선 덕에 이 전 시장의 부지런함과 소탈함은 몸에 밴 듯 자연스럽다.

6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도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어 5시면 어김없이 눈을 뜬다. 된장찌개와 설렁탕을 좋아하지만 해외출장길에는 한달 이상 외국음식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의 '전천후' 식성.

어린시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술지게미를 많이 먹은 탓인지 술을 그리 즐기지는 않아 주량은 소주 반병 정도다. 지방출장에는 에쿠스 승용차와 카니발 승합차를 번갈아 이용한다. 혈액형은 B형.

◇손학규

대학교수, 국회의원, 장관 등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스스로도 서민 기질이 다분하다고 주장한다.

된장찌개와 청국장을 즐겨 먹고 매 끼니에 밥을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건강비결도 "밥이 보약"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술도 막걸리이고 주량을 이야기할 때 막걸리 2병이라고 말한다.

'100일 민심대장정'을 다니면서 농어민들과 거리낌없이 어울리고 경운기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자타가 공인하는 '촌놈'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학자 출신답게 역사서, 시평, 인물평전 등 다소 딱딱한 책을 많이 읽는다. 노래방에서도 해바라기의 '사랑으로'와 가곡 '오라' 등 분위기 있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

보통 새벽 1시에 자서 5시 30분에 일어나는 그는 잠옷 차림으로 '주먹쥐고 팔굽혀 펴기'를 한 뒤 부인 이윤영(59) 씨를 불러 이마에 땀방울을 확인시키는 못 말리는 애교로 두 딸의 시샘을 사기도 한다.

손 전 지사의 남다른 아내사랑은 대학시절 학생운동으로 수배와 도피, 검거를 반복하고 결혼 후에도 노동운동으로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약국 일을 하며 자신을 뒷바라지한 데 대한 감사다.

렉스턴 승합차를 갖고 있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마포구 도화동 자택에서 서대문구 충정로 사무실로 출근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혈액형은 AB형.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