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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관련 청탁 정보사 부사관 '입영정보 장사'

입력 | 2006-12-12 11:40:00


원하는 시기에 특정 훈련소에 입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국군정보사령부 이모(43) 상사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입영정보'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방부 검찰단에 따르면 이 상사는 200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부대 상급자와 연예인 기획사 등으로부터 모두 24회에 걸쳐 입영연기, 입영시기 및 입영부대 지정, 입대 후 편한 보직 배치 등의 청탁과 함께 8780만 원을 받았다.

그는 청탁인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경우 받은 돈을 돌려줘 실제 챙긴 돈은 3천여만 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상사에게 입영연기를 청탁한 연예인은 배우 A(26), B(25), C(24) 씨, 가수 D(28) 씨 등이며, 개그맨 E(27) 씨는 군 면제를 청탁했으나 현재 군 복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인 소속 기획사가 금품을 주고 청탁했으며 이 상사는 이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대부분 돈을 되돌려줬다.

입영연기를 청탁한 인물 중에는 대학 교수와 대기업 사장도 포함돼 있다고 군 검찰은 설명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이 상사는 병무청 민원실에 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입영정보 등에다 병무청 특수모병관으로 일했던 자신의 상식을 보태 청탁인을 속였다"면서"조사 결과 병무청 직원의 범죄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상사 소속 부대인 정보사령부의 B대령 등 13명이 직접적인 청탁을 하거나 청탁인을 만나도록 주선한 것으로 드러나 정보사의 '근무기강 해이' 수준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군 검찰은 정보사 소속 요원들이 다수 연루된 점으로 미뤄 조직적인 비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정보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상사는 올해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서울에서 정보수집 대상자를 만난다'고 지휘관을 속인 뒤 강원랜드 카지노에 29차례 출입하며 수천만 원을 탕진한 사실도 군 검찰 조사결과 확인돼 정보사의 허술한 근무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상사는 이밖에도 2004년 7월 서울 남산의 한 커피숍에서 고향 친구의 친구인 유모 씨로부터 '서울역 뒤편에 신축한 오피스텔의 준공허가가 나오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다. 준공허가가 나오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경비조로 1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구청을 상대로 한 이 상사의 로비는 실패했고 받은 돈을 돌려줬다고 군 검찰은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