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진 공화당에 ‘레이건 붐’이 일고 있다.
공화당의 미래를 고민하는 각종 토론회에선 로널드 레이건(사진)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단골 주제로 등장하고 있으며, 차기 대권 주자들은 서로 “내가 레이건 시대의 영광을 되살릴 적자(嫡子)”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공화당은 레이건의 이상, 즉 열심히 일하는 미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당이라는 이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도 “나야말로 100% 레이건식 보수주의자”라고 자처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레이스의 선두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레이건의 지도력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라며 “레이건처럼 이끌고 국민의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면 우리는 다시 해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70세인 매케인 의원은 나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72세에 대통령이 된 레이건도 직무를 훌륭하게 수행해 내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2004년 타계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인기는 “그는 삼촌처럼 편안한 보수주의자였다”는 브라운벡 의원의 표현처럼 부드러운 말과 단호한 결정, 근육(힘)과 상냥함의 적절한 배합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바로 이런 리더십으로 국민을 편하게 해 주면서도 냉전체제 종식 같은 업적을 이뤄 냈다. 일부 좌파 진영에선 그라나다 침공, 니카라과 반군 지원 등을 거론하며 제국주의의 상징처럼 비판하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에겐 거의 ‘씨알’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 11월 중간선거 때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제임스 웹 후보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자신을 칭찬해 준 내용의 영상물을 선거전에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