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학 석사인 장경필 씨는 자동차 튜닝이 좋아 운영하던 의류사업을 접고 정비사로 변신했다.
‘나는 튜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자동차를 직접 튜닝(개조)하거나 정비하는 ‘DIY(Do It Yourself·손수 하기)’가 새로운 자동차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20, 30대 연령층에서는 DIY를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낙(樂)’으로 삼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DIY를 취미로 하는 자동차 마니아는 20만∼30만 명. 이에 따라 자동차용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자동차용품 쇼핑몰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는 등 DIY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 튜닝은 나의 인생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H 카센터에서 정비사로 일하는 장경필(34) 씨는 의류학 석사다. 그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의류학을 전공한 뒤 1998년부터 소규모 섬유 유통회사를 직접 운영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틈만 나면 대학생 때부터 동경했던 자동차 튜닝에 몰두했다. 일을 마친 뒤 새벽까지 주차장에서 엔진오일과 각종 벨트 교환에서부터 서스펜션(현가장치)과 대시보드 분해 등 까다로운 작업까지 터득해 나갔다.
어느새 웬만한 정비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게 된 그는 자동차 동호회에서 ‘짱’으로 통했다. 결국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3년 섬유 유통회사를 접고 정비업소에 취직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현재는 아카디아와 체어맨, 그랜저XG 등 일부 국산 차종에 대해서는 전문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정비가 까다로운 벤츠와 BMW 등 수입 차까지 수리하는 수준에 올랐다.
그는 “수입도 넉넉지 않고 손마디가 굵어질 정도로 고된 일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 자동차용품 3조 원 시장을 잡아라
생산된 지 20년 이상 지난 국내외 ‘올드 카’를 구입해 수년에 걸쳐 새 차처럼 복원을 하거나, 자동차용품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한 물건을 직접 차에 설치하는 것을 즐기는 ‘DIY족(族)’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용품 시장 규모가 연간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품 온라인 쇼핑몰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순위 집계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자동차용품 쇼핑몰 1위 업체인 바보몰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자가 3만5000여 명에 이른다. 이 업체의 매출액은 2004년 15억 원에 불과했지만 2005년 40억 원, 올해 70억 원으로 급신장하고 있다. 취급하는 품목도 2년 사이 5000여 종류에서 2만여 종류로 늘었다. 자동차용품 온라인 쇼핑몰 수도 매년 20% 이상 늘어나 현재 500여 개에 이른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중고차 사이트도 자동차용품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SK에서 운영하는 중고차 온라인거래 사이트인 엔카는 최근 자동차용품 쇼핑몰을 열었고, GS칼텍스의 얄개닷컴도 쇼핑몰 운영을 계획 중이다.
이문성 바보몰 사장은 “2004년까지는 구매 계층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가정주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자동차용품 및 중고차 쇼핑몰 홈페이지순위 자동차용품 사이트중고차 사이트 1바보몰(www.babomall.com)보배드림(www.bobaedream.co.kr) 2메이크업카(www.makeupcar.com)SK엔카(www.encar.com) 3아이모터룸(www.imotorroom.com)얄개닷컴(www.yalge.com) 4카스타트(www.carstart.co.kr)카즈(www.carz.co.kr) 5제일카넷(www.zeilcar.net)카피알(www.carpr.co.kr)자료: 랭키닷컴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