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2009년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다.
고려대 장하성 교수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투자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일명 장하성 펀드)와 태광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8월 '장하성 펀드'의 지분매입으로 시작된 태광그룹 간의 갈등은 장 교수 측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개선안의 핵심은 태광그룹을 2009년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다는 것. 즉,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 등 '삼각 순환출자'로 얽힌 현재의 지분구조를 단순화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이호진 태광산업 회장 등 대주주가 100% 지분을 가진 '티브로드전주방송' 등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도 지주회사체제로 바꾼 뒤 태광산업의 자회사로 재편할 예정이다.
KCGF 측이 1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와 감사 기능도 강화된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업설명회(IR) 전담 부서가 신설되며 주가와 배당에 대한 정책도 신설키로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장하성 펀드의 공과(功過)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강신우 부사장은 "기업공개의 혜택은 누리되 의무는 저버리는 일부 대주주에게 각성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엔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실탄'을 쌓아둔 기업이 많다"며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주 행동주의'를 내세워 기업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과실을 단기간에 따먹으려는 '유사 펀드'가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