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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여론광장/골프장 건설이 녹지 확대인가

입력 | 2006-12-15 06:46:00


인천에서는 요즘 골프장 건설 계획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것만 해도 서구 경서동 국제컨트리클럽(18홀)을 포함해 150여만 평, 4개 골프장(116홀)에 이른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남동구 남촌지구골프장(18홀) 등 220만 평의 터에 7개 골프장(144홀)을 새로 짓는 방안이 추진된다.

계획대로 골프장이 모두 건설된다면 인천에는 370만 평의 터에 11개 골프장(260홀)이 운영된다. 전국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골프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인천에서 추진하는 골프장 용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자연환경 훼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상황임에도 그린벨트에 골프장을 짓는 것은 인천의 녹지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천시의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최근 안상수 시장은 한술 더 떠 “골프장도 녹지”라는 발언을 했다.

안 시장은 지난 선거 때 인천에 300만 평 규모의 녹지를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현재 추진하는 골프장 건설 계획도 녹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연녹지를 훼손한 뒤 무늬만 녹지인 골프장을 건설해 녹지를 확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누가 그 말에 동의하겠는가.

일반적으로 골프장(18홀 기준)을 지으려면 약 20만 평의 땅이 필요한데 골프장의 하루 이용객은 많아야 300명 정도다. 그 대신 이 땅에 공원을 만들면 수만 명의 시민이 즐길 수 있다.

하루 300명의 사람만 이용하는 골프장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수만 명의 시민이 찾는 공원을 만들 것인가는 시 당국이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인천은 내륙 녹지면적이 다른 광역시에 비해 크게 좁은 도시다. 게다가 공항 항만 등을 오가는 대형 화물트럭 때문에 대기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인천시는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시대착오적인 골프장 건설 계획을 중단하고 친환경적인 수목원이나 삼림욕장 등을 만들어 시민의 품에 울창한 숲을 돌려줘야 한다.

더는 특정 기업들의 이윤 창출을 위해 공공의 이익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jokh@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