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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北개방 유도 못했다” 韓銀 금융경제硏 보고서

입력 | 2006-12-16 03:01:00


남북 경협 사업이 당초 목표로 한 북한의 개혁이나 개방을 유도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15일 ‘남북 경협의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남북 경협이 북한 경제 회복에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구조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남북 경제 통합 촉진이나 북한 개방 등 다른 목표 달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동·서독이 1972년 기본조약을 맺을 때 무력 불(不)사용 및 평화적 해결에 대한 내용을 넣었던 것과 달리 2000년 남북이 발표한 ‘6·15 남북공동선언’에는 이런 내용이 없어 남북 경협에 잠재적인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는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북 경협과 함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정치 군사적 협력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투자와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해 ‘퍼주기론’과 같은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며 “동·서독 경협처럼 민간이 인도적 지원을, 정부는 상호주의에 따라 대북 투자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해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금융경제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실 이영훈 과장은 “대북 지원은 북측의 식량난 완화에 기여하고 있으나 북한 주민에게 그 혜택이 충분히 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부정부패의 근원을 제공하고 군용으로 전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식량배급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