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편안함과 ‘페라리’의 긴장감에 실증을 느낀 사람들을 위한 차….
‘벤틀리’는 분명 쉽게 다가서기 힘든 차다.
3억 원에 이르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육중한 체격에서 우러나는 고급스러움과 호사스러움은 보통의 차와 비교하는 것조차 실례라는 느낌을 줄 정도다.
벤틀리는 마이바흐,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의 갑부들만 탄다는 ‘프레스티지카’의 대명사.
벤틀리는 그동안 서양 갑부들의 취향에 맞춘 차를 제작해왔다. 특히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다른 차와 달리 직접 손으로 만드는 수제(手製)품이다.
이 때문에 이용가치보다는 소장가치가 더 높은 차로 정평이 나있기도 하다.
벤틀리가 최근 한국에 선보인 콘티넨털 GT와 콘티넨털 플라잉 스퍼를 13일 인천 영종도 해안도로에서 번갈아 시승했다. 콘티넨털 GT는 2도어인 4인승 스포츠 쿠페이고 콘티넨털 플라잉 스퍼는 4도어 세단형이다.
배기량 6000cc급 12기통 트윈 터보차저 엔진을 달고 있는 컨티넨털 GT는 최고출력이 560마력, 최고속도가 시속 318km인 ‘달리는 비행기’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치고 나가는 힘이 엄청났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8초에 불과했지만 실내에서는 편안한 느낌이었다.
콘티넨털 GT의 진가는 급한 커브 길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마침 비가 내려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 시속 160km가 넘는 속도를 유지한 채 운전대를 꺾었다. 차체 뒷부분이 약간 미끄러지는 듯싶더니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잡았다.
동승한 벤틀리 관계자는 “4륜 구동과 에어 서스펜션이 차의 안정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차였다면 차가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콘티넨털 GT의 2도어를 4도어로 바꾼 콘티넨털 플라잉 스퍼는 세단형으로 제작된 만큼 내부 인테리어가 좀더 고급스럽고 아늑하다는 느낌을 줬다.
벤틀리는 내년 초 콘티넨텔의 컨버터블 버전인 콘티넨털GTC도 내놓을 예정이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