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미디어 업계 최고의 유행어를 꼽으라면 아마도 ‘웹 2.0’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프트웨어 버전을 의미하는 듯한 2.0이란 숫자 때문에 새로 출시된 웹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낳을 정도로 생소했던 개념이다. 그것이 올 한 해 어느덧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웹 2.0은 특정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웹 사이트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1991년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낸 월드와이드웹(www)과 그것이 만들어 낸 인터넷 환경이 웹 1.0이라면 웹 2.0은 새롭게 진화해 가는 이용자 중심의 인터넷 환경을 총칭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혁명이라고까지 불리는 웹 2.0이 의미하는 바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개인 컴퓨터와 인터넷의 경계 허물기’라 할 수 있다. 인터넷과 거의 동의어로 사용되는 월드와이드웹, 즉 웹 1.0은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던 컴퓨터들의 연결을 의미한다. 웹 2.0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컴퓨터가 아예 웹으로 옮겨진 것과 같은 이용 환경을 말한다. 개인컴퓨터와 같은 웹, 웹과 같은 개인컴퓨터다.
단순한 변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이용자가 만드는 콘텐츠(UCC)의 질적, 양적 확대를 의미하기도 하고 포털을 대체할 수 있는 정보검색서비스인 RSS(Rich Site Summary·웹사이트의 최신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인터넷 미디어의 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적 정보와 공적 정보의 경계도 불분명해진다. 나아가 정보공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그에 따른 법적 제도적 정비의 필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웹 2.0이 혁명으로 불리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기술이 주도하는 변화가 아니라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만들어 내는 변화라는 것이다. 이용자가 앞장서고 기술이 따라오는 것이 웹 2.0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했다. 웹 2.0의 주인공이다. 1982년 올해의 인물이 ‘컴퓨터’였는데 그 이용자가 주인공이 되기까지 24년이 걸린 셈이다.
안민호 교수·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