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특수부대가 3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최고지휘자 오사마 빈 라덴을 두 차례나 포착하고도 사격승인 권한을 가진 미군 상급자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아 사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9일 프랑스의 한 케이블 TV가 내년 3월 방영할 다큐멘터리에 "우리는 2003년과 2004년 빈 라덴을 발견해 저격수가 '빈 라덴 정조준' 보고까지 했었다"는 한 프랑스 병사의 익명 증언이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라자비와 에릭 드 라바렌 기자가 만든 '빈 라덴, 추적 실패'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몇몇 프랑스 방송사의 아프가니스탄 지국에서 근무했다.
특히 라자비 기자는 다큐멘터리에서 "프랑스 병사로부터 '사격승인 요청이 미군 지휘관에게 도달하는 데까지 대략 2시간이 걸렸고 지휘부에서는 망설임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그러나 프랑스군은 "이런 사건들은 절대 발생하지 않았다. 그 다큐멘터리는 '틀린 정보'를 담고 있다"며 공식 부인했다고 알자지라는 덧붙였다.
프랑스 정예부대 200명은 그동안 파키스탄과 인접한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서 미군 지휘 아래 빈 라덴 수색작업을 펼쳐왔다. 프랑스 정부는 내년 중 이 부대를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