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 2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영등포경찰서장에게 과잉진압 책임을 물어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이태종)는 전 영등포경찰서장 박모(44) 총경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1개월 감봉 징계처분을 취소하라"고 20일 판결했다.
재판부는 "시위진압 지휘책임자인 경찰서장에게 부상자 발생의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현장 총지휘가 아닌 교통관리·시위자 사법처리 등만 담당하는 박 총경에게 농민 부상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집회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과격 시위였고 경찰서장으로서도 책임을 다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사실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여의도에서 열린 '쌀 협상 및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 도중 경찰과 대치하던 수 백 명의 시위 참가 농민이 다치고 2명이 숨지자 경찰은 박 총경에게 지휘 책임을 물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