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상 4단은 열아홉 살 청년이다. 올해 국수전은 특별하다. 꼭 50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각별한 의미 때문인가? 새 주인공이 등장할 것만 같고, 그런 기대에서 이 청년을 주목하고 싶다. 2001년 입단한 지 4개월 만에 LG배 본선에 올라 세계대회 본선진출 최단기록을 세웠고 2002년 기성전에서는 조훈현 9단과 도전권을 다투기도 했다. 도전자결정 3번기에서 선승을 거둬 ‘초단 도전자’에 오르는 듯 했으나 경험 부족으로 2 대 1로 물러섰다. 이때 이미 ‘9단 같은 초단’ 소리를 들었던 윤 4단이다.
입단 직후의 기세로 보면 일을 낼 것 같았는데 기대만큼 떠오르지 못했다. 어느새 입단 6년째. 이쯤에서 한번쯤 치고 나가지 못하면 영영 주저앉을 수도 있다. 국수전이 바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다.
흑 27까지는 그림 같은 포석이다. 중요한 판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두 기사 모두 무난한 길을 택한다. 큰 승부일수록 아는 길을 가는 게 편하다. 좌상변에서 흑 13으로 내려빠진 수로는 참고 1도처럼 두는 정석도 있다. 흑 23의 걸침으로는 참고 2도의 1쪽으로 거는 것도 가능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