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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 三十而立 어림없습니다”

입력 | 2006-12-25 03:01:00


‘삼십이립(三十而立)에서 사십이립(四十而立)으로.’

‘삼십이립’은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말로, 서른 살에 학문의 기초가 확립됐다는 공자의 만년 회고다. 마흔 살에는 이런저런 일에 미혹되지 않았다며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중국에서 ‘삼십이립’은 옛말이 돼 가고 있다고 중국신문주간이 21일 보도했다. 서른 나이에 ‘입(立)’ 하는 사람은 드물고 대부분 불혹(不惑)의 나이에 겨우 자립하게 된다는 것.

이 잡지는 ‘입(立)’은 본래 입언(立言), 입덕(立德), 입신(立身)을 뜻하는데 이를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직장이나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돼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가정을 꾸려 ‘어른’이 되는 나이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베이징의 한 컨설팅 업체가 올해 상담을 받은 고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사업의 기반도 잡았으며 자아가 성숙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16%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상당수 응답자는 35세가 되어서야 이런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고 심지어 일부는 40세에 겨우 가능했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갈수록 자립 내지 독립이 늦어지는 이유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공부하는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데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사회가 급변하기 때문이라고 이 잡지는 풀이했다.

따라서 대부분은 40세가 되어서야 진정으로 자립하기 시작한다는 것. 특히 이런 현상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서 그리고 고학력자,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일수록 두드러진다. 유치원에서 석사과정까지만 졸업하는 데도 19년이 걸려 직장을 잡고 몇 년 지나면 곧바로 30세가 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30∼35세에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전체의 42%, 35세를 넘어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1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결혼 연령은 남자가 29.2세, 여자는 27.1세였다.

베이징대 샤쉐롼(夏學(난,란)) 교수는 “중국 사회가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개인의 자립 시점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화와 함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