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전야라고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저녁을 먹자고 조르기에 모처럼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았다.
하지만 몇 군데 돌아보다가 성탄절을 노린 식당들의 바가지 상혼 때문에 기분만 상했다.
서울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곳에서 야경을 보면서 식사하려고 갔더니 크리스마스이브라며 스페셜 코스 요리로 1인분에 무려 11만 원이나 하는 음식만 팔고 있었다.
너무 비싸서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 한강변 라이브 공연을 하는 음식점으로 차를 몰고 갔다.
그런데 그곳도 평소에는 1인당 4만 원 정도 했는데 그날은 무조건 7만, 8만 원 하는 음식만 팔았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다른 손님들이 “빨리 나가라고 눈치 주는 것 같아서 앉아 있을 수가 없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가족은 미련을 버리고 이내 차를 돌렸다.
아무리 대목을 노린 장삿속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상도의는 지키며 영업할 수는 없을까.
이영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