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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룡의 화첩기행]용담사(남원시)

입력 | 2006-12-29 03:00:00


눈 덮인 산 느릿느릿 물굽이를 틀어 오메가 모양으로 빚어낸 작은 들녘에 불상과 광배를 새긴 바윗돌이 서 있다. 마모가 심해 옆면을 제외하고는 거의 알아볼 수 없는 형상이나 더듬더듬 맞춰 보면 묵언과 염원, 좌선과 해탈, 도전과 응전, 이 모든 걸 담아 낸 기품 있는 마애불이다. 어찌 보면 이스터 섬의 석상 같은 마애불이 충절의 고장 남원을 비보하기 위한 듯 다정하기만 하다.

※1월부터 연재한 박수룡 화백의 ‘화첩기행’ 시리즈를 이번 회로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