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밤 일본 NHK 가요홍백전을 시청하던 시청자들은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그룹 '디제이 오즈마'와 함께 출연한 여성 댄서들이 알몸으로 카메라에 비친 것. 실상은 댄서들이 알몸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것이었다.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NHK 측은 방송 중간에 "댄서들은 보디 수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문제의 장면은 밤 10시 20분 경 방송됐다. 11시 40분경 방송이 종료될 때까지 "알몸 아니냐" "어쨌든 아이들이 보는 시간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항의가 250건이나 쇄도했지만 NHK 측은 "알몸으로 보일 수 있는 의상이 등장하는 것을 연출자가 알지 못했다."며 출연자 탓만 했다.
디제이 오즈마 측은 보도진 앞에서 "너무 리얼하게 만들었나"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올해로 57회를 맞은 가요홍백전은 매년 마지막 날 저녁 인기 가수들이 홍팀(여성팀)과 백팀(남성팀)으로 나뉘어 노래 대결을 벌이는 프로그램. 일본열도에서는 온 가족이 즐기며 송구영신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왔다. 이번 가요홍백전의 주제는 '가족'이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