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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규제 2금융권으로 확산

입력 | 2007-01-03 17:14:00


이르면 올해 2월부터 은행 뿐 아니라 상호저축은행 보험사 등 2금융권도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지역이나 집값에 상관없이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출 한도는 연소득의 4배 이내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방안이 시행되면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1, 2금융권 어디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힘들어진다.

●대출규제 2금융권으로 확대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대출 여신심사 모범규준'을 이달 말까지 만들어 이르면 2월부터 은행권에 먼저 적용한 뒤 2금융권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대출기준은 신규 대출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기존 대출을 연장할 때는 급격한 상환부담이 없도록 제한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위의 모범규준은 1, 2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자금을 빌리는 사람의 채무상환능력을 감안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즉 △DTI를 40%로 제한하고 △대출받는 사람의 부채비율이 40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무리한 대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DTI는 원래 주택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6억 원 초과 주택을 살 때 연간 대출 원리금 총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번에 지역과 집값에 상관없이 적용하려는 것이다.

박대동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은 투기지역의 가구별 또는 개인별 주택대출 건수를 제한하는 방안과 관련해 "여러 건의 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방법들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모범규준 마련을 위해 지난해 말 각 은행에 신규 대출 신청자의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한 자료를 제출토록 한데 이어 최근 2금융권에도 같은 자료를 요구했다.

●자영업자 및 실수요자 피해 우려

김성화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이날 "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소득이 일정치 않은 자영업자와 비(非)투기지역에서 집을 한 채만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시중은행들도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이 제대로 안되는 상황에서 현금 흐름을 추적해 채무상환능력을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본다.

제일상호저축은행 김정록 이사는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면서 주택대출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2금융권에 새로 DTI 규제를 한다고 해도 정책이 기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