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개 키우기가 좀 더 편했으면….’ ‘우리 집만 쓸 수 있는 주차장은 없을까?’
아파트 거주자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음직한 불만들이다. 아파트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단독주택이 주는 넉넉함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도 이런 점에 착안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빛을 못 본 제안도 많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아파트 단지 안에 ‘애완견 화장실’과 ‘세족(洗足)실’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 적이 있다. 애완견과 단지를 산책할 때 별도의 공간에서 용변을 보게 하고, 현관에 들어서기 전에 더러워진 발을 헹굴 수 있게 한 것. 하지만 애완견을 키우지 않는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없던 일로 했다.
중견업체인 길성건설은 각 가구의 출입구 앞에 바로 차를 주차하는 설비를 개발했다. 1층에서 차를 탄 채 주차설비에 들어가면 엘리베이터가 자기 집 앞까지 차를 올려주는 구조다. 주차는 현관과 별개인 차고 출입구 앞에 있는 공간에 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마땅한 터가 없어 이 아이디어를 상용화하지 못했지만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중대형 아파트에 적용해 볼 계획이다.
동일토건은 가구별로 주차장을 분양하는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돈을 더 내면 엘리베이터에서 가까운 주차면을 주거나, 각 가정이 원하는 곳을 지정할 수 있게 한 것. 하지만 분양가 산정 등이 까다로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