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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50기 국수전…방패와 철퇴의 싸움

입력 | 2007-01-10 03:00:00


박영훈 9단의 기풍은 발 빠른 행마를 앞세운 실리형이고 윤준상 4단은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전투형이다. 이 바둑도 박 9단의 ‘방패’와 윤 4단의 ‘철퇴’ 대결로 흘러가고 있다.

좌변을 흑 ○로 갈라 쳤다. 이곳 공방이 승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김승준 9단은 말한다. 관상을 보듯 프로들은 돌이 놓인 모습만 보고도 바둑의 흐름을 내다본다. 백이 48에 다가섰을 때 흑 49로 한 칸 뛴 것은 정수다. 두 칸 벌릴 여지가 있다 하여 참고도처럼 흑 1로 두는 것은 지금 적절하지 않다. 백 2, 4로 덮어 누르면 백 세력이 바다처럼 넓어지기 때문이다. 백은 A로 씌워 세력을 키울지도 모른다.

백은 50에 들여다보면서 흑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태세다. 초반 우변에서 내준 실리를 대마를 공격하면서 찾아야 한다. 박 9단은 흑 57까지 가볍게 처리한 뒤 59 이하로 재차 실리를 판다. “잡을 테면 잡아봐라. 난 내 길을 가련다”고 외친다. 흑 73에 하나 끊어놓고 75로 움직이자 백도 여차하면 대마를 통째 잡으러 가겠다는 듯 76을 선수해 둔다. 그나저나 흑 79 다음 백의 최선은 ‘가’일까 ‘나’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