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오른쪽)가 9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IT 전시회인 ‘CES 2007’에서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상무가 ‘후계 경영자’로서 본격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삼성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세계 최대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07’을 참관 중인 이 상무는 연일 삼성전자 전시장을 지키며 외빈과 외국 바이어를 직접 챙기는 등 사실상의 ‘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상무는 9일 오전(현지 시간) 전시장 내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호주 출신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을 직접 안내하며 2007년형 보로도 TV와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 첨단제품들을 유창한 영어로 소개했다.
안내가 끝난 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머독 회장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 두 채의 가전제품이 대부분 삼성 제품이라고 했다”며 “휴대전화도 삼성 것을 쓴다고 해 흐뭇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미국의 대형 가전 양판점인 베스트 바이, 서킷 시티 관계자들과 각각 8일과 9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으며, 특히 9일에는 CES 전시회가 열리기 전 이른 시간에 LG전자 부스를 찾아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 상무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제 ‘경영 수업’을 마치고 ‘후계 경영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CES 개막 하루 전인 7일 최지성 사장의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 찾아와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도 9일(한국 시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장에서 “이번 정기인사에서 이재용 상무가 승진할 수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라스베이거스=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