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근무 16년차인 A(43) 부장은 요즘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후배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는 “급한 성격 때문에 몇 차례 호통을 쳤더니 아랫사람들이 무섭게 생각하고 접근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런 태도 때문에 은근히 눈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7년차 여성 직장인 B(29) 대리도 후배들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그는 “신입사원들이 무슨 일만 시키면 꼭 토를 달고 나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키면 하는 분위기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연차를 막론하고 상당수 직장인이 ‘후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전문업체 커리어는 최근 직장 경력 3년 이상인 20∼40대 직장인 1651명을 대상으로 ‘후배 사원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해 10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6.9%(939명)가 “후배의 눈치를 보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은 후배들의 눈치를 보는 이유로 ‘조금만 꾸중해도 무서운 선배로 생각하는 태도’(25.1%)와 ‘무엇이든 생각 없이 물어보는 질문’(24.3%)을 꼽았다.
또 ‘선배의 가르침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점’(23.7%)과 ‘조금만 칭찬하면 자아도취에 빠지는 점’(20.2%)도 후배 스트레스의 이유로 꼽혔다.
이들은 또 복수 응답을 허용한 질문에서 자신이 직장 막내였던 시절과 비교할 때 요즘 후배들은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고 다 하고’(59.1%) ‘상사에 대한 예의가 없으며’(50.6%) ‘쉽게 이직이나 퇴사를 생각한다’(38.5%)고 답했다. 이 밖에 ‘야근에 대한 불만’(35.6%)과 ‘눈치 안 보는 칼퇴근’(34.9%)도 요즘 후배들의 모습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패션·유행에 민감하고 센스가 있다’(25.6%) ‘영어, 컴퓨터 능력 등 자질이 뛰어나다’(19.4%)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다’(14.3%)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직장인들은 후배와 갈등이 생겼을 때 푸는 방법으로 ‘술자리 등 인간적으로 대화할 자리를 만든다’(39.8%) ‘동료들과 이야기한다’(20.2%)를 꼽았다. ‘혼자 참고 삭인다’는 대답도 14.5%나 됐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