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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팔고… 국내펀드는 빠지고…신년증시 몸살

입력 | 2007-01-11 03:00:00


연초부터 한국 증시가 심상찮다. 주가(코스피지수 기준)가 지난해 말보다 8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면서 약 40조 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팔고 있고, 기관투자가들도 해외 펀드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환매(중도 인출) 요청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돌출적인 개헌 제안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확산시켜 가뜩이나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새해 들어 코스피 78P 급락

10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여 결국 18.55포인트(1.35%) 떨어진 1,355.7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19일(1,354.06)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작년 말보다는 78.67포인트(5.48%)나 폭락한 것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합한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776조7249억 원에서 이날 737조3088억 원으로 39조4161억 원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7일(거래일 기준) 동안 5일이나 급락했다. 첫 거래일인 2일 소폭(0.80포인트) 상승한 뒤 나흘 연속 곤두박질쳤고 9일 3.53포인트 올랐다가 10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연초 주식시장의 폭락세는 증시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새해가 되면 새로 주식을 사는 사람이 늘어나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1월 효과’를 예측하는 등 전반적으로 올해 증시를 낙관했다.

○ 경제 및 정치 변수가 함께 악재로

기관들과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각각 8053억 원, 5021억 원을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입 금액을 뺀 것)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및 증시 상황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에 이어 일본이 조만간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외면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1조1694억 원 감소한 반면 해외펀드 수탁액은 1조1465억 원 증가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해외펀드로 갈아타기 위해 대거 환매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나온 갑작스러운 개헌 논의 등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도 투자 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수급 공백과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진 점은 불안 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