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1일 재개발·재건축 사업 비리를 막기 위해 주민 대신 자치구가 직접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조례를 상반기에 개정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주민들이 외부 용역업체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정비계획을 짜 왔는데 건설업체들이 시공권을 획득하기 위해 조합에 금품로비를 시도해 일부 조합원과 건설업체 간에 결탁이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었다”며 “조례가 개정되면 재개발·재건축 비리가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정비계획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받기 위해 만드는 계획으로 서울시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현재 정비계획 수립 절차는 서울시가 기본계획을 세우면 주민 추진위원회가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자치구가 입안해 다시 서울시가 정비구역을 지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비계획 수립과 입안을 자치구가 모두 맡게 되며 주민 추진위원회는 서울시가 정비구역을 지정한 뒤 구성된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방지하고 사업초기 조합과 업체 간의 유착으로 빚어진 부패가 줄어들 것”이라며 “재개발 등을 추진할 요건이 안 되는데도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집값을 올렸던 부작용도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