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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쉬는’ 남자 작년 100만명 넘었다

입력 | 2007-01-15 02:54:00


서울의 유명 사립대학을 졸업한 이모(33) 씨는 2004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3년째 ‘백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가끔 입사 제의를 받지만 이 씨는 입사할 생각이 없다. “그다지 마음에 드는 일자리도 없고, 딱히 당장 취직을 해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궁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이 씨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직업을 갖지 않고 쉬는 남성이 늘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22만7000명(1.6%) 늘어난 1478만4000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이 중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이 지난해 약 128만 명이었다. 아프지도 늙지도 않아 일할 수 있는데도 취업 의사나 계획이 없는 경우다. △다른 소득이나 가족의 지원이 있어 굳이 일을 할 필요가 없거나 △보수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직장에 다니느니 그냥 쉬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사례 등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사람이 2003년 90만7000명에서 2004년 103만3000명, 2005년 123만8000명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성별로 보면 이런 남성은 지난해에 전년보다 4만8000명 늘어난 103만3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성은 24만5000명으로 8000명 줄었다.

직업 찾기를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구직 단념자 12만2000명 중 남성은 7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4000명(5.6%) 늘어났다. 이는 2000년의 9만 명 이후 가장 많은 수효. 반면 여성 구직 단념자는 지난해 4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8000명 줄었다.

한편 지난해 취업 준비자는 52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9000명(15.1%) 늘어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50만 명을 넘어섰다.

취업 준비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29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 명(15.7%) 늘었고, 여성은 23만1000명으로 2만8000명(13.8%)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비중은 15.3%(226만6000명)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